피트 세대 약대 (13학번 이후)에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커리큘럼은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기에, 기본적으로는 제가 지금 재학 중인 학교를 기준으로 조금은 브로드 하게 이야기해볼게요.
약대에서 배우는 건 기본적으로 약의 개발 과정부터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부분을 배웁니다. 신약후보 물질 탐색 - 전임상 - 임상시험 - 공장에서의 생산, 유통 - 약국이나 병원 등 요양기관에서의 사용 - 사용 이후 부작용 관리까지. 이 모든 단계에 약사가 관여하고 있고, 약대생은 이 모든 단계에 대해서 다 배웁니다. 4년 내내 조제하는 방법만 배우는게 아니에요ㅎㅎ
학년 별로 하나하나 소개해 볼게요. 몇몇 전공선택과목은 제외하고 설명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소개해드리는 것 중에 제가 수강하지 않은 전선이 있어서,, 설명이 조금 빈약할 수도 있어요ㅜ
1~2학년
정확하게 아직은 약대생이 아닙니다. (피트로 뽑는 약대생은 3학년부터) 전적대에서 일반화학, 일반생물, 유기화학, 미적분학(혹은 통계학) + 필요한 경우 일반물리까지 수강합니다. 피트 준비생들은 보통 이 기간에 전공보다는 교양을 많이 들어요. 약대에 입학하기 위한 선수과목으로 수학(미적분학이나 통계학 등)은 꼭 들어야하고, 학교마다 생물, 화학, 유기, 물리까지 선수과목을 이수하기를 요구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피트 과목이 화학, 유기, 생물, 물리의 4과목이기 때문에 보통은 4과목을 다 듣습니다 (저는 일반생물1,2, 일반화학1,2, 일반물리1,2, 유기화학개론, 유기화학1, 미적분학1, 생물실험1,2,화학실험1,2를 수강했습니다)
아마 약대가 수능으로 전환되어도 비슷할 것 같아요. 교양을 듣고, 전공 관련 필수(화학 생물 등)를 듣고.
3학년
피트라는 길고 힘든 수험생활을 끝내고 약대생이 되었습니다. 이제 나는 약에 대해 배우겠지!! 싶겠지만 딱히 피트때와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약대생인데 학교에서는 약은 안 알려주고, 주위에서는 약대생이라고 약/영양제/유산균을 막 물어보는데 아는 건 없고, 약대 커리는 너무 빡세고, 해서 많은 학생들이 우울증에 시달리는 학년이기도 합니다.
3학년 때 수강하는 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은 1학기 과목, 2는 2학기 과목)
- 약품분석 1,2 - 기본적으로 화학분석학과 유사한 과목. 혼합물 속에 의약품의 양을 분석하고.. 그런걸 배웁니다
- 약품생화학 1,2 - 생화학과 유사한 과목. 의약품이 어떻게 생화학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생화학적 반응의 어디를 타겟해야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는지 등등을 배웁니다.
- 물리약학 1,2 - 제제학의 기본이 되는 학문.
- 약품미생물학 1,2 - 미생물학과 유사한 과목. 약품으로 사용되는 미생물이나,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 항생제 등에 대해 배웁니다.
- 해부학(1학기) - 해부학입니다. 뼈, 근육, 신경을 뇌가 터지도록 외워야합니다.... (울면서 외웠음)
- 생리학(2학기) - 뼈, 근육, 신경을 제외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조직과 장기들에 대해 배웁니다.. 폐, 간, 이런거.. (역시 암기)
- 약학실습 1,2 - (학교마다 정확한 내용은 다릅니다) 실습1에서는 약품분석 실습을, 실습2에서는 미생물학과 생화학 실습을 했습니다.
- 전공선택 : 3학년 때는 선택과목의 수가 적어서 결국은 다 들었어요
- 천연물 약품학(1학기) - 생약학의 기본이 되는 학문.
- 약학통계학(1학기) - 약학은 기본적으로 통계학에 기본을 두는 과목입니다. 배워놓으면 임상시험 논문 읽을 때 편함.
- 약화학(2학기) - 유기화학과 유사합니다. 교재도 맥머리 유기화학으로 수업했음
- 약동학(2학기) - 약물의 ADME(흡수, 분포, 대사, 배출)과 계산을 배웁니다. 약간 수학 같음.. 저희 학교에서는 선택과목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실상 전공 필수라고 봐도 무방함. 꼭 들어야하는 과목(안 들으면 4학년때 고생함)
- 분자생물학(2학기) - 분자생물학입니다. 3학년 전선이지만 저는 이걸 5학년이 되어서야 수강함
와,,, 3학년때는 약에 대해서 하나도 안 배우죠? 어찌보면 약간 피트의 연장선 느낌이라서 암기, 암기, 암기 밖에 없는 것 같은 학년이에요. (암기 밖에 없는건 사실 4학년 때 더 심함)
4학년
1년 동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약(중에서 좀 중요한 것들만 뽑아서)을 배우게 됩니다. 축하합니다, 암기의 늪입니다. 그렇지만 4학년이 지나고 나면 "아, 이 약~ 뭔지 알지~" 하는 말은 할 수 있을 단계가 됩니다.
- 생약학 1,2 - 식물, 동물, 광물 등등에서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것들을 배우는 학문입니다. 한약학은 여러 한약재를 조합해서 갈근탕, 육미지황탕, 이런걸 만드는 것이 중심이라면(물론 생약학에서도 배우긴 함), 생약학은 여러 한약재가 조합된 것이 아닌, 각각의 생약 하나하나에 포커스를 맞추는 듯한 느낌입니다. 라틴어 학명 + 생약명 + 한약학 한자 이름 + 식물 이름 = 암기지옥
- 약품합성학 1,2 - 의약품을 합성하는 방법을 배우는 학문입니다. 유기화학의 연장선으로 육각형의 지옥입니다. 저는 꽤 좋아하는 과목이에요(사람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과목)
- 약물학(약리학) 1,2 - 약물치료학 다음으로 약대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면 안 되는 과목)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약을 배웁니다. Pharmacology, 약리학이라는 호칭이 좀 더 맞지만, 한 대학 안에서 같은 이름의 과목이 다른 학수번호로 개설될 수 없다는 학칙이 있어서 간호학과에서는 약리학, 약학과에서는 약물학이라고 부릅니다. (저희 학교만 그럴 수도 있어요. 교수님이 알려준 비하인드스토리)
- 예방약학 1,2 - 약대에서 배우는 과목 중에 가장 짬뽕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좀 더 학문적인 용어로는 융합학문),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행정정책이 경제학적으로 더 이득이라는 것에 기반하여, 환경, 정책 등을 조정하여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 는 그런 개념의 학문입니다. 약학, 환경학, 정책학 등등 온갖 학문의 융합된 학문이에요.
- 병태생리학(1학기) - 생리학과 비슷한데, 좀더 질병에 집중한 과목입니다. 질병의 발병 이유, 생체 조직의 어디가 어떻게 바뀌느냐... 등등
- 생물약제학(2학기) - 약이 우리몸에서 흡수, 분포되는 과정을 위주로 배웁니다. 약동학은 계산과 그래프 위주라면, 생물약제학은 이론과 암기 위주의 느낌..
- 약물치료학 1(2학기) - 약학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과목(개취). 이러이러한 증상을 나타내면 무슨 질병이고, 무슨 질병에는 어떤 약을 써야한다, 를 배우는 학문입니다. 다른 학교는 어떻게 배우는지 모르겠지만.. 약치1~5로 총 15학점이며.. 저희 학교는 4학년 2학기에 약치1, 5-1에 약치2,3, 5-2에 약치 4,5를 배웁니다. 약치1에서는 심혈관계 질환(고혈압, CHF, HF, ACS-MI, Af, VTE, DM 등등)을 배웠습니다.
- 약학실습 3,4 - 실습3에서는 예방실습과 약전실습을, 실습4에서는 생약실습과 합성학 실습을 했습니다.
- 선택과목
- 면역학(1학기) - 이건 그냥 면역학입니다. 교수님이 쏘스윗해서 좋아했던 과목
- 임상면역학(2학기) - 면역학+임상 느낌인데, 백신이라던가, 감염성 질환, 알레르기 반응 등 실제로 임상에서 면역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런걸 면역학적인 관점에서 배웁니다. 역시 교수님이 쏘스윗해서 좋아했음.
- 약물유전체학(1학기) - 선택과목이라 저는 안들었는데, 인종마다, 성별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유전자의 정보가 개인마다 약물의 반응을 어떻게 다르게 일으키는지(주로 CYP효소의 유전자형 위주로) 배우는 학문입니다. 개별맞춤형치료의 일종
- 독성학(1학기) - 예방약학의 일부로, 독(toxic)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입니다. 모든 약은 사용하기 나름에 따라 약이 될수도, 독이 될 수도 있기에 약학에서는 꽤 중요한 학문입니다만 저는 안 들었습니다(....)
- 약품기기분석(2학기) - 약품분석학의 연장선으로, HPLC나 GC 같은걸 이용해서 약품을 분석하는 법을 배웁니다. 담당하셨던 교수님이 제가 4학년일 때 이 수업을 마지막으로.. 다음 해부터는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임명되셔서 다른 교수님으로 바뀐 걸로 알아요.
- 방사선의약품학(2학기) - 방사성 물질 중에 약품으로 사용되는 것(요오드라던가..)들을 위주로 배웁니다. 저는 안 들었음
- 약무행정학(2학기) - 약과 관련된 행정을 배웁니다. 그냥 행정학임.
- 기능성 식품학(2학기) - 건강기능식품(비타민이라던가 유산균 등등)을 배웁니다.
저희 학교는.. 타전공인정전공이라고 해서, 다른 학과의 전공인데 약학과 연관되어 있는 학문이라면 전공선택으로 인정해주는 제도가 있어서, 저는 4학년 2학기 때 약학전공이 아니라 경제학과의 전공을 배웠습니다(경제원론), 3학년 2학기 때도 심리학과 전공 들었음(심리학의 이해).. 5학년 1학기에는 상담심리학 듣고 싶었는데 시간표가 안 맞아서 못들음ㅜㅜ
그래도 약물학을 들은 이후라서, 이제는 좀 약에 대해 안다! 싶은 단계가 되었습니다.
5학년
저는 개인적으로 5학년때 학문이 가장... 잘 맞았어요. 뭔가 진짜 약대생 같고 막... 약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재밌기도 했고. 5학년 과목은 대부분이 국가고시(국시)과목이라서 더 열심히 듣고 더 열심히 공부한 것도 없지 않아 있어요.
- 약전학 및 품질과학 1,2 - 약전은 일종의 법입니다. 이 약은 어떤 순도를 가지고, 어떤 불순물은 포함하지 않아야 하며, 성상은 어떠해야 한다.. 고 정해둔 것이 약전이고, 그 약전에 대해서 배웁니다. 더불어 의약품이 제조되는 공정에서 지켜야할 수칙(미생물, 유해물질, 불순물 등등)과 품질관리(QC,QA)에 관해서 배웁니다. 제약회사에 취직할 것이라면 중요한 학문
- 의약화학 1,2 -
(저는 진짜 안 좋아했던 과목인데)의약품이 어떤 화학구조를 가졌기에 어떤 수용체와 어떻게(수소결합이라던가) 결합하는지. 화학 구조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바꾸면 좀 더 지용성이 되어서 투과가 잘된다던지.. 그런걸 배우는 학문입니다. - 약물전달학(1학기) - DDS(Drug Delivery System)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입니다. 다양한 약물 투여경로, 조직공학,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 등등에 대해 배우고, 첨단과학 소재와 약학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음.
- 약제학(1학기) - 약제학은 크게 생물약제학, 제제학, 약동학으로 나뉩니다. 그중에서 제제학을 좀더 중점적으로 배웁니다. 얼마전에 포스팅 했던 물과 함께 삼키지 않는 약.. 그런 걸 배우는게 제제학이에요.
- 약물치료학 2,3,4,5 - 약치2에서는 위장간(GERD, PUD, IBS, IBD, 간경화, 간염)과 신장장애를 배웠고, 약치3에서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을 비롯한 정신병(우울증, 불안장애, 뇌전증, ADHD 등등)을 배웠습니다(1학기), 약치4에서는 암(폐암, 유방암, 대장암, 혈액암 위주)를 배웠고, 약치5는 감염에 대해서 배웠어요.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지만.. 저는 진짜 좋아했던 과목(개취개취)
- 약사법규(2학기) - 약사법에 대해서 배웁니다. 그냥 암기, 통암기!!
- 조제학(2학기) - 마법의 조제실에서 무엇을 하느냐! 를 배우는게 아닙니다.. 처방전을 보고 이 처방전이 제대로 처방된 것인지, 성별금기나 연령금기는 없는지, 복약상담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항암제나 주사제를 조제할 때 지켜야하는 것들이라던가.. 를 배웁니다. 처방전을 보고, 10초 안에 어떤 질병인지, 어떤 약인지, 이 약이 왜 처방되어서는 안되는지를 판단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에 가깝습니다.
- 약학실습 5,6 - 실습5에서는 약물학(동물실험이 포함됩니다), 약제학 실습을, 실습6에서는 조제학, 물리약학 실습을 했습니다.
- 선택과목
- 한약제제학(1학기) - 말 그대로 한약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입니다. 로컬 약국에 있다보면, 가끔 한방 제제가 중요하기도 해요. (근데 저는 안 들었음)
- 임상약동학(1학기) - 약동학을 임상에 적용시킨 학문입니다. TDM(Theraputic Drug Monitoring)이 필요한 약제(반코마이신, AG계 항생제, Phenytoin 등 항뇌전증 약물, Digoxin 등)를 환자에게 투여하고, 환자의 혈중 농도를 보면서 다음 투여 주기와 투여량을 계산하는 것을 배우는데.. 저는 약동학도 좋아했어서 임상약동도 수강했어요.
- 문헌평가 및 임상연구 디자인(1학기) - 논문보는 법에 대해서 배웁니다. 사실 이거는 3학년 전선이어도 될것 같은데 왜 5학년 전선인지는 모르겠어요(꿀이었음). RCT라던가, 코호트연구, Meta-analysis 등의 연구를 설계할 때 무엇을 유의해야하는지(bias 통제 등), 논문을 해석할 때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그런걸 배우는 과목이었어요.
이거 말고 다른 과목 들었으면 금공강이었는데 금공강 포기하고 수강함(...) - 의약품 경제학(1학기) - 경제학이랑 비슷합니다. 특허 만료 후 (오리지널/제너릭)의약품의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제약회사의 입장에서 의약품 유통시 경제학적으로 어떤것들이 고려되는지.. 등등
- 의약품 제조관리(2학기) - 품질관리와 유사합니다...
저는 이걸 들으면 7연강 시간표가 되어버려서 안들었음.. - 임상본초학(2학기) - 한약제제학과 유사합니다.
- 약국경영학(2학기) - 약국을 경영하면서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하는지, 환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무엇을 중요시 해야하는지... 담당 교수님이 약학 학사에 커뮤니케이션 석사를 전공하신 분이라서 커뮤니케이션에 중점된 과목이었어요
- 의약품규제과학(2학기) - GMP(Good Manufacturing Pratice)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담당 교수님이 식약청 특별 자문관이셔서 좀 더 실무에 가깝게 배웠어요.
- 향장품화학(2학기) - 화장품에 대해서 배우는 과목입니다. 담당 교수님이 아모레퍼시픽에서 근무하신 경험이 있는 교수님인데,, 저는 안 들었음
5학년을 마치면, 대충 처방전 보고 아 무슨 병이구나, 무슨 약이구나... 를 맞힐 수 있는 경지에 이릅니다. 약 처방 받아와서 보여주면 동기들이 감기 걸렸어? / GERD네? 하는 정도. (저는 실제로 동기가 약국 다녀와서 일반약 몇개 손에 들고 있었는데 그거 보자마자 너 배아파? 했음) 주변에서 무슨 영양제가 좋냐? 하면 뭐가 좋다고 대답하는 정도는 됨.. 저는 그래서 5학년 과목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약치4 같은 경우는, 다른 학교는 모르겠지만,, 저희 학교는 국립암센터 약사 선생님들이 오셔서 강의를 해주셔서, 좀 더 항암제에 대해서 더 자세히, 실무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약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꼽으라면 항암제파트와 신장병파트(개취개취)
6학년
약대에서 가장.. 꿀..이라고 할 수 있는 6학년입니다. 왜냐면 학교를 안 가거든요. 그럼 뭘 하냐구요? 실습을 합니다. 실습은 학교 외 교육기관(학교와 컨택이 되어있는 약국, 병원, 제약공장)에서 출근을 하며 업무를 익히는 것으로, 주5일, 1일 8시간을 원칙으로 합니다. 실습생에게 급여 등을 제공하는 것은 약사회 차원에서 지양되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혹은 사람마다 이때 재수강이나(...) 다른 과목을 수강하기도 (저희 학교는 3~5학년 매학기 21학점씩 채워들어도 졸업학점(154학점)이 부족해서 토요일에 진행되는 전공 선택을 들어야해요) 하지만, 평일에는 출근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수업을 듣기는 어렵습니다. (한 학기 온라인 될 줄 알았으면 미생물학 재수강했을텐데,,,)
- 1학기
- 지역약국실무실습(5주, 200시간) - 로컬 약국에서 약국 업무를 배웁니다. 처방전 검토, 처방전 접수, 조제, 복약상담, 일반의약품 판매 및 상담, 의약품 구매 등등... 마법의 조제실에서 무엇을 하느냐, 는 이떄 배운다고 할 수 있어요. 저희 학교는 조기실무실습 제도가 있어서, 저는 5학년 여름방학에 로컬 약국 실습을 했습니다(모든 학생이 조기실무실습을 하는 건 아님)
- 병원실무실습(10주, 400시간) - 대형 병원에서 병원 약국의 업무를 배웁니다. 입퇴원을 반복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한 환자를 추적하면서 관찰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주사제, 항암제 등등에 대해서도 더 많이 배우고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2주만 출근하고, 8주는 온라인과 과제로 대체하였습니다.
- 제약및의약품행정실무실습(4주, 160시간) - 제약회사의 공장(주로 지방에 있음)에서 품질관리 등을 배웁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저는 과제로 대체하였습니다.
- 2학기
- 심화실습(15주, 600시간) - 약국, 병원, 회사, 실험실(교수님 연구실), 혹은 해외(WHO 등의 기관)에서 심화된 실무를 배우는 것으로.. 저희 학교는 약국 심화실습은 없습니다(다른 학교는 있대요) 저는 병원심화실습을 나갈 예정이에요.
- 그리고 국가고시 공부 - 6학년 겨울방학(1월)에 시행되는 국가고시를 공부합니다.. 이때가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가장 심하다고 하네요.. 조금 두렵
저희 학교 기준으로,, 졸업에 필요한 전공학점수가 154학점이고(기독교와 세계 포함시 졸업학점 157학점), 저는 전적대에서 68학점을 이수했으니..(재수강 하나(유기화학개론) 포함하면 총 수강학점은 71학점임) 졸업까지 총 225학점을 듣겠군요(전적대는 기독교학교가 아니라서 약대와서 기세를 들었습니다. 3학년 1학기 24학점 당첨)(약대 와서 채플도 들었음...)
약대 과목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진짜 많이 갈리는 것 같아요. 과목마다 배우는 내용이 천차만별로 다르고.. 저는 의약화학을 진짜 싫어했고(국시 과목인데도 불구하고) 약치를 진짜 좋아했는데, 어떤 친구는 약치가 너무 싫고 자기는 의약이 너무 재밌다고 하더라구요(진짜 개취)
한 학기에 21학점을 꽉꽉 채워서.. 거의 10과목에 가까운 전공을 들어요(그래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최대한 과목 수를 줄이려는 선택을 하려함.. 제가 5-2에 5학년 전선(1.5학점들)대신에 3학년 전선인 분자생물학(3학점)을 들은 것도 그 이유..) 그리고 약대는... 3학점이 30학점으로 불어나는 매직을 경험(특히 약물학과 생약학이 그러했음)했기에.. 시험기간이 되면 진짜 울면서 공부했었어요. 그리고 약대는,,, 전적대에서 A와 B만 받던 인간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저도 전적대에서 재수강한 유기화학개론을 제외하면 성적표에 C가 없어요, 그것마저 재수강해서 A로 올림) 근데 그 인간들이 모여있으니.. 그 안에서 C도 나오고 D도 나와야 하니,,, 생전 처음 받아보는 C, D에 많이들 충격받고, 우울해 하고 그래요 (그렇지만 5학년이 되면 익숙해짐)
저는 친구들과 정리팟을 하도 하고, 필기팟을 하기도 했습니다 (필기팟을 한다고 해서 수업을 아예 안 듣는 것은 아님.. 그냥 녹음을 다시 듣지 않기 위해서 필기팟을 하는 것) 약물, 약치 같은 것은 정리팟을 하고, 선택과목이나, 1.5학점짜리 전필은 필기팟을 하고.. (사바사) 피피티와 필기 정리된 것을 가지고 시험기간 마다 줄줄 외웠습니다. 어떤 과목은 매일 복습하고, 매일 암기하기도 했구요...
그러다보니 학년이 올라가면서.. 몇몇 과목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저 같은 경우는 의약화학) 좀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익히기도 하고... (저는 매학기 학점이 계속 오르고 있어요) 3학년, 4학년 때는 진짜 많이 울기도 하고, (4학년 1학기 중간고사 때는.. 통학시간을 아끼겠다고 시험기간 2주 정도 학교 앞 고시원에서 살았어요. 시험 끝나고 나오면서 우울해져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다짜고짜 엉엉 울기도 했어요..) 우울증을 겪기도 하고...(4학년 1학기 약물학에서 항정신병 의약품을 배웠는데 동기들끼리, "아, 이거 나한테 필요한 약" 이러기도 하고.. 5학년 1학기 약치에서 정신병을 배우면서 이거 내 증상이라고...) 시험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종일 우울해서 아무것도 안한 날도 있고... 그렇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익숙(?) 해지더라구요. 5학년 쯤 되니까 밤새는 것도 뭔가 루틴? 당연? 하게 할 수 있어지고(근데 체력이 안 따라줌), 암기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동기: 약 300개 외워야 해. / 나: 300개? 한나절이면 외우겠네 / 동기 : 3시간 컷 가능할 듯) 시험이 망하더라도 마인드 컨트롤할 수 있어지고..(중간고사 망했으니까 기말고사 버려야겠다) 하면서 점점 익숙해 지더라구요.
저는 진짜 동기들이 있어서 약대 생활 버틴 것 같아요. 정리팟도 하고, 필기팟도 하고.. 시험기간에는 동기들이랑 밤새도록 톡하면서 토론하고(이 약이 anti-muscarinic이면 어디서 뭐가 어떻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서로 알려주기도 하고, 시험 전날에는 카톡으로 예상 문제 내기하면서 같이 으쌰으쌰 밤 새우고... 밤 새울 때는 영양제를 뭐를 먹으면 좋더라.. 이런 정보 공유도 하고ㅋㅋㅋㅋ(학교 내부에 있는 약국에서 밤샘용 영양제를 파는데 이거 먹으면 효과 직빵이더라.. 약사선생님한테 후배라고 말하면 비타오백 같은거 서비스로 주신다더라.. 그냥 라라올라도 꽤 효과 좋다...) (동기들아 사랑해)
약사는 평생 배우는 직업입니다. GPP(Good Pharmacy Practice) guideline에서는 약사는 8개의 역할(Teacher, Leader, Caregiver, Decision-Maker, Communicator, Manager, Researcher, Life-long Learner)을 가져야 한다고 했어요. 당뇨약은 매해 새로운 약이 나오고, 항암제도 새로운 논문이 나올 때마다 기존의 지식이 뒤집히기도 합니다(약사, 특히 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사는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회원가입이 필수일 정도). 약사는 정년이 없는 직업이지만, 동시에 항상 배워야하는 직업이기도 해요.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보면, 매일같이 갱신되는 논문을 살피며 적절한 약물을 제공하는 것이 약사입니다(약대생과 약사의 필수 사이트, health.kr(약학정보원)과 NCBI, Micromedex에서는 매일같이 새로운 COVID-19 소식/논문이 갱신됩니다). 약대 생활 4년은, 평생 배워야하는 학습에 익숙해지는 기간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빡세게 단련되면, 사회에 나가서 더 사회에 도움되는 약사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코로나19의 여파로.. 새내기(3학년)들이 가장 힘들어 하더라구요ㅜ 힘든 수험생인 핕준생을 거쳐서 겨우 약대생이 되었나, 싶더니만 학교에서 강의는 죄다 온라인 강의라서 피트 때 인강 듣는것 같지, 동기들은 얼굴도 잘 모르지,,,, 약대생이 아니라 여전히 핏준생으로 남아있는 것 같고... 그런데 또 약대 공부는 너무 빡세고... 저도 그랬어요. 저도 3학년 때 진짜 힘들었어요. 물론 지금 새내기들이 더 힘들테지만.. 그래도 이것만 끝내면, 이것만 졸업하면! 하는 마음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저도 3-1 학점이.. 아슬아슬하게 학고를 피해갈 성적(그래서 다음 학기에 지도교수님이랑 면담함.. 교수님 : 학교 생활이 많이 힘드니?)이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많이 성적이 올랐거든요. 전국의 모든 약대생들과 핏준생들 화이팅..!!
ref.
- my.ewha.ac.kr/pharm21/
- 각 과목 강의계획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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