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에 대해 알고 싶어요!

[약대] 약대 입시에 관하여

약팜 2020. 1. 15. 15:10

# 약대는 어떻게 해야 진학할 수 있나요?

친척 : 너가 지금 몇학년이지?
약팜이 : 지금 5학년이고 이제 6학년 돼요
친척2 : 약대가 6년제였나?
친척 :  세상에- 약대 다닌지 6년이나 되었어?
약팜이 :  약대 다닌지는 3년인데, 약대는 5학년이에요 (5학년즈음부터 3학년이라고 해야하는지 사실대로 5학년이라고 해야하는지 헷갈리기 시작함)
친척2 : 약대 대학원인거지?
약팜이 : 학부에요ㅎㅎ
친척3 : 편입한거였나?
약팜이 : (정확하게 편입은 아닌데 설명하기에 너무 길어짐) 편입 비슷한거에요^^

위와 같은 상황을 겪는 약대생 여러분이 많으실거에요ㅠㅜ

현재 약대(학부)는 수능으로는 지원이 불가능한 2+4년제로, 1) 4년제 대학에서 2학년 이상을 수료하고, 2) 피트(PEET) 시험에 응시하여 약대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약대 입시에 번영되는 항목은 1) 대학에서 받은 성적, 2) 피트 점수, 3) 공인 영어(토익, 토플, 텝스 등) 성적, 4) 그 외 서류(연구실 인턴 경험, 자기소개서 등) 5) 면접입니다. 

 

# 약대 진학 조건

1. 4년제 대학에서 2학년 이상을 수료하고

약대 입시 원서 접수는 보통 11월에 이루어집니다. 원서를 쓰는 시점에서 2학년 2학기 이상을 수료 중인 경우, 즉 약대 합불이 결정되는 다음 해 2월에 2학년까지 수료해야 약대에 입학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2학년의 이수 조건은 기존에 다니던 대학(이하 전적대)의 기준과 진학하는 대학의 기준을 따르며, 전적대학의 기준에 충족하더라도 진학하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자격이 제한됩니다. 

예를 들어 나는 A대학을 다니고 있고 B대학의 약대에 지원하였는데, A대학의 2학년 수료 기준인 60학점을 이수했다고 하더라도, B대학의 2학년 수료기준인 64학점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B대학의 약대에 입학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약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약대가 있는 대학 중 2학년 수료기준이 가장 높은 학교에 맞추게 됩니다. ㄱ대의 기준은 60학점, ㄴ대의 기준은 62학점, ㄷ대의 기준이 65학점이라고 한다면, ㄷ대가 지망학교가 아니더라도 65학점을 수료하는 게 안전한 거죠. 

2학년 이상을 수료했다면 모두 약대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현재 3학년이어도, 졸업해서 다른 직업이 있더라도, 2학년을 수료했다는 조건은 만족하기 때문에 다른 직장에 다니다가 적성이 안 맞아서 / 혹은 약사가 되고 싶어서 약대 입시에 뛰어드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2. 피트 시험에 응시하여

PEET(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 즉 한국어로는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이라는 뜻입니다. 대학수학능력평가의 약대 버전으로, 약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의 척도를 평가하는 거죠. 총 3영역 4과목으로, 화학영역(일반화학추론, 유기화학추론), 물리영역(물리추론), 생명영역(생명과학추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피트 시험의 응시 조건은 1번에서 서술한, "대학2학년 이상 과정을 수료한 자 또는 2월 수료 예정인 자나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자 (선수과목 이수 여부 불문), 외국 소재 대학에서 상기와 동일한 자격을 갖춘 자"입니다. 

피트 시험은 6월 즈음에 접수를 시작하는데 응시료가 10~20만원 가량입니다. 시험은 8월 셋째 주 일요일에 시행되며, 성적은 9월 중순에 발표됩니다. 

2009년, 약학대학이 4년제에서 2+4년제로 개편되면서 새로 신설된 시험으로, 2021년부터 점차 축소될 예정입니다. 

 

+ α. 선수과목

몇몇 대학에서는, 약대에 진학하기 전에 전적대에서 이 과목은 꼭 듣고 와라, 하고 정하는 과목이 있습니다. 보통은 수학 영역의 미적분학, 통계학 등으로 일부 대학에서는 유기화학, 일반물리, 일반생물 등도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정 대학은 수학영역에서 미적분학만을 인정하는 반면, 어떤 대학은 통계학까지 인정해주는 경우도 있어서 이 역시도 피트 수험생들은 안전하게 미적분학을 수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대 입학이 결정되는 2월까지 수강하기만 하면 되어서, 겨울계절학기에 수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점은행제의 인정여부는 대학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 약대 입시

약대 입시는 수능과 거의 유사합니다. 1~4까지의 성적을 가지고 가군, 나군에 희망하는 학교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다군은 없습니다) 나름대로 배치표도 있고, 학원에서 설명회나 입시 컨설팅을 해주기도 합니다. 

1. 대학에서 받은 성적

GPA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점수를 사용하지만 대학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릅니다. 

약대 원서를 쓰는 시점까지 받은 성적이므로, 현재 2학년 2학기 이수 중인 경우 2학년 2학기의 성적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2학년 2학기, 혹은 겨울계절에 선수과목인 미적분학을 듣기도 합니다. 

 

2. 피트 점수

피트 점수는 4과목의 표준편차의 합, 혹은 백분위의 합이 반영됩니다. 학교별로 4과목의 반영 비율이 다르기도 하고(보통 생명이나 유기화학의 비율이 높고, 물리의 비율이 낮습니다) 1:1:1:1의 비율로 반영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3. 공인 영어 점수

토익, 텝스, 토플 등의 공인 영어 점수가 구간별로 반영됩니다. 예를 들어 A대학의 경우 토익 900점부터 만점은 10점, 800점부터 900점은 7점으로 환산하고, B대학은 토익 만점부터 950점을 10점, 950점부터 900점을 9점으로 환산하는 등 대학마다 기준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4. 그 외 서류

자기소개서의 내용이나, 대학 시절 봉사활동(시간, 내용), 연구실에서의 인턴 경험이라던가, 고등학교 시절 학생부를 참고하는 대학도 있습니다.

또한, 전적대의 대학 네임 벨류가 얼마나 좋은지, 전적대에서 무슨 과목 위주로 수업을 들었는지(학점을 받기 쉬운 과목 위주로 들었는지, 약학과 관련된 수업을 들었는지), 전적대의 학과가 어느 학과인지가 서류 평가항목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5. 면접

1에서 4의 사항으로 서류 심사가 끝나면, 1차 선발된 학생(보통 입학정원의 2~3 배수)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합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서류 점수가 높은 학생의 경우 면접 전형을 생략하고 우선선발로 일부 학생을 선발하기도 합니다. 

면접은 학교마다 인성, 지성, 인지성 면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성 면접에서는 주로 피트보다 조금 심화된 수준의 화학, 생물, 유기화학 질문을 하는데, 보통은 학원에서 면접 스터디를 구성하여 면접을 준비합니다. 

 

# 약대 입시, 2021년부터는?

2021년부터 2+4년제에서 6년제로의 전환이 시작됩니다. 수능으로도 약대 학부생을 뽑는 것이죠. 

피트(2+4년제)와 수능(6년제)이 병행되다가, 6년제로 완전히 전환될 예정으로, 각 대학마다 대학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2+4년제와 6년제의 비율을 정해진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A대학은 정원 30명을 모두 수능으로 뽑는가 하면, B대학은 정원 60명 중 30명을 수능으로, 30명을 피트로 뽑는 등 대학마다 조금씩 다를 것이라고 합니다. 

*약대 입시에 관련된 사항은 학원 등 입시 전문가의 내용을 참고해주세요*

 

***

 

# 그러면 약팜이의 경우에는?

(여기서부터는 제 사적인 이야기와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됩니다)

저는 정말 감사하게도, 어려서부터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정해져 있었어요. 초등학생 때 읽었던 "풀꽃과 친구 되었어요(창비 출판사, 이상권 저)"라는 책 덕분에 약초와 식물에 관심이 많았고, 초등학교 내내 장래희망이 '약초전문가' '식물학자'였어요. 

중학교 때 '천연물 신약개발학자'라는 직업을 알게 되면서,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내내 '천연물 신약개발학자' 내지는 '천연물 신약연구원'이 장래희망이었고, 대학 입시 때도 약대에 진학하기에 유리한 대학(소위 SKY라고 불리는 대학)의 공대를 선택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1학년 겨울방학부터 피트 학원에 다녔으며, 피트 공부를 하면서 2학년 1학기를 병행하고, 그 해 피트는 아주,,낮은 점수로 말아먹었습니다ㅠㅠ 2학기까지 2학년을 모두 수료했고 (방금 전적대 포털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총 68학점을 이수했다고 나오네요. 재수강 3학점이 있으니 4학기 동안 71학점을 들은 셈이 됩니다... 와우), 1년간 휴학을 하며 피트를 재수로 준비하여 만족할 만한 성적을 얻어 지금 학교로 진학했습니다.

이때, 약대 합격이 확정된 이후, 전적대를 자퇴하고 → 약대에 등록하여 → 약대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전적대 자퇴 전에 약대에 등록하면 이중학적으로 약대 입학이 취소됨)

전적대에서 2학년을 마치고 약대에 학부로 진학한 것이기 때문에, 학적부에는 편입으로 기록되어 있고, 17년에 15학번, 3학년으로 재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복잡하죠?) 

저는 전적대와 지금의 학교가 다르기 때문에 입학금을 전적대에 한번, 지금 학교에 한번 냈지만, 몇몇 학교에서는 전적대와 약대가 같은 대학이면 입학금을 안내기도 한다더라구요. 

저는 그렇게 재학초시(재초) 한번, 휴학재시(재시) 한번 총 두 번의 피트 + 한 번의 수능 = 세 번의 수험 생활을 겪어서 약대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부모님)부터가 힘든 수험생활을 거쳤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약대는 2+4년제가 아니라, 6년제인 편이 학생 입장에서는 더 좋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전적대에서는 공대의 관점에서 화학과 물리를 배운 반면, 약대를 1학년 때부터 다니면서 화학과 물리, 생물을 배운다면 약대의 관점에서 배울 수 있기에.. 그런 부분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또 일부 대학에서는, 너무 많은 수의 학생이 피트를 준비해서 2학년 이후로는 학생이 없어지는 (다 약대에 진학해버려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그래서 대학 입장에서도 2+4년제보다는 6년제가 더 낫다고 생각이 들기도 해요. 뭐,,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2+4년제에서 6년제로 변경되는 거겠죠? 

 

 

약대의 입시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번 약대 이야기로는 약대에서는 무슨 과목을 배우는가? 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٩( ๑^ ꇴ^)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