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시 공부하던 도중 말초조혈모세포 기증서약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지난 월요일에 말초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을 하고 왔다!
기증 절차
기증서약을 할 수 있는 곳은, 1) 용산에 있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2) 가까운 헌혈의 집 의 두곳이 있다. 집 근처에 있는 헌혈의 집에 먼저 전화를 하여 말초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헌혈의 집에 방문했다.
헌혈의집에 가서 전자문진표를 작성하고,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면 간호사선생님이 호출해주시는데, 그때 말초조혈모세포기증 서약을 하러 왔다고 말씀드리고 서약서를 작성했다. 서약서에는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신상정보, 혈액형, 주소, 연락처 등을 작성했다.
서약서를 작성한 이후에는 HLA 항원(내 몸에 있는 조혈모세포가 환자의 조혈모세포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판단하는데 쓰인다) 검사를 위해 5mL 정도 체혈을 하면 기념품을 주신다. 서약서에 적은 주소로도 나중에 다시 기념품을 또 주신다고 했다. 체혈은 일반 혈액 검사하는 것만큼이나 간단하다
※ 준비물 :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지참하여야한다 ※
기증 서약 조건
일반적인 헌혈의 조건과 동일하다.
- 연령 : 18세 이상, 40세 미만의 건강한자
- 다음의 질환이 없는자
- HIV 감염 및 에이즈
- 조절이 안되거나 입원이 필요한 정도의 중증의 천식
- 악성종양(암)
- 투약이 필요한 당뇨병
- 지난 1년 안에 2회 이상의 발작 경험이 있는 간질
- 심장발작, 심혈관 우회로 수술, 기타 심장병
- 긴잘환, 간염, 성병, 결핵
- 빈혈, 고혈압, 저혈압
- 정신질환자, 지적장애인
- 저체중 (남성 50kg 미만, 여성 45kg 미만)
조혈모세포란?
造血母, 즉, 혈액을 구성하는 세포의 기원이 되는 세포를 조혈모세포라고 부른다. 줄기세포의 일종으로, 계속하여 분열하여 적혈구, 백혈구, 림프구 등을 만들어내고 보통은 골수, 재대혈에 많이 분포한다.
조혈모세포는 주로 골수 안에서 분열하여 혈구(적혈구 백혈구)를 만들어내지만, 그중 일부가 골수를 빠져나와 말초(보통 혈관)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렇게 돌아다니는 조혈모세포를 뽑아서 환자에게 이식하는 과정을 조혈모세포 이식이라고 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이유
보통은 가장 흔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다. 백혈병은 간단하게 말하면, 건강한 조혈모세포보다 비정상적인 조혈모세포가 많아 제대로 분화하지 못한 혈구들이 혈액에 많이 존재해서 생기는 질병으로, 환자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채취해놓았다가 항암제나 방사선을 고용량으로 투여/조사하여 골수에 있는 비정상 조혈모세포를 죄다 죽이고, 미리 뽑아놓았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다시 이식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 뿐만 아니라, 신세포암 등 일부 고형암, 면역장애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에서 항암제나 면역억제제로는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였을 때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다시 reset 해주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하기에는 환자에게 건강한 조혈모세포가 부족한 경우, 건강한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런 것을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라고 한다. 보통은 혈연간 HLA가 일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연간 이식하는 추세이나, 최근에는 비혈연간 조혈모세포이식도 증가하고 있다.
HLA란?
인간의 백혈구에는 다양한 단백질이 붙어있고, 우리 몸에 내것이 아닌 타인의 단백질(항원)이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계는 그 항원을 공격하게 된다. 항원이 일치하지 않으면, 환자의 몸에 이식된 조혈모세포로부터 성장한 백혈구나 림프구가 환자의 몸을 타인이라고 인식하여 공격하는 면역거부반응, GVHD (이식편대숙주병)이 발생하게 된다. 면역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여자(건강한 사람)의 단백질과 환자의 단백질이 일치하여야하고, 이때 검사하는 항목이 HLA이다.
HLA의 일치확률은 부모자식간에는 5%, 형제자매간에는 25%, 타인의 경우에는 수천~수만명 중 1명이 일치할 수 있다. 따라서 말초조혈모세포기증 서약을 하였으멩도 불구하고 수 년 동안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말초조혈모세포이식과 골수조혈모세포이식
보통은 조혈모세포이식이라고 하면 '가시고기'에 나오는 골수이식을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나도 혈액암에 대해서 배우기 전까지만 해도 그러했다. 과거에 주로 시행되었던 골수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골반, 혹은 척추에서 골수를 뽑아 환자의 골수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는 공여자와 환자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방법이었다.
최근에는 말초에도 조혈모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말초조혈모세포이식이 골수조혈모세포이식보다 면역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이 적다는 사실이 알려져서 말초조혈모세포이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식방법은 일반적인 헌혈과 비슷하다. 팔에 있는 말초혈관이나 목에 있는 중심혈관에서 헌혈하는 정도의 피를 뽑고, 그 중에 조혈모세포를 골라내어 환자에게 이식한다.
이식 절차
HLA가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날 경우 이식조정기관(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 연락이 오고, 이식은 55세까지 가능하다. (55세가 지나면 은행에 등록된 기증서약자의 HLA 정보는 영구삭제된다)
이식을 위해서는 공여자 역시 2~4일 정도 입원이 필요하며, 1인실에 입원하게 된다. 피를 뽑는 시간은 3~4시간 정도 소요되고 채혈량은 체중 당 20ml 정도, 최대 1500ml를 넘기지 않는다.
입원하여 X-ray 촬영 등 각종 검사를 하고, 조혈모세포가 왕성하게 활동하여 말초로 나와있는 조혈모세포가 많도록 과립구성장촉진제(G-CSF, GM-CSF)를 맞게 된다. 이는 항암치료 이후 골수억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항암환자들도 많이 맞는 주사로, 이로 인해 감기와 같은 증상(미열, 두통, 골격통 등)을 겪을 수 있으나 미미하며 수일 이내 회복 가능하다.
채혈량도 많지 않고, 일반적인 헌혈과 비슷하기 때문에 공여자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2~3주 정도가 지나면 모두 회복된다. 물론 이 기간에도 혈액세포의 생성 능력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이식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조혈모세포협회에서 부담하고, 기증 시 휴가처리나 일정 등은 이식코디네이터 선생님께서 전부 담당해주신다. 기증 시 휴가는 공무원의 경우 병가, 공무원 외의 경우 유급휴가 처리가 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있다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32조 2항)
가족이 이식을 반대할 경우
종종 이식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는데 공여자가 이식을 취소해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공여자가 입원 전이라면 괜찮지만, 공여자가 이식 몇시간 전에 이식을 취소했다면, 환자에게는 응급상황이나 마찬가지이다. 환자는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기 위해 이미 환자 본인의 골수를 말려놨기(항암제나 방사선으로 골수에 있는 세포를 모두 죽여놓은 상태)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결심을 했으면 단순 변심으로 이식을 취소하지 않는 것이 환자를 위하는 길이다.
간혹 가족이 이식을 반대하여 기증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나도 서약하러 갔을 때 간호사선생님께서 가족의 동의는 받고 왔냐고 물어보셨다. 가족이 반대하더라도 기증은 가능하지만, 가족의 반대로 인하여 기증절차가 취소되지 않도록 가족에게 충분한 설명과 설득을 해놓아야한다.
그 외 함께 보시면 좋을 자료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http://www.kmdp.or.kr/shop/
그리고 유튜브 등에도 기증 후기가 많으니 이 블로그를 보고 기증 서약을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유튜브나 다른 블로그를 참고하셔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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